집주인이 제시한 조건이 적정선인지, 넘으면 얼마나 넘는지 한 화면에서 봅니다.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바꿀 때 모든 것은 전환율이라는 한 숫자로 정리됩니다. 보증금에서 월세로 넘긴 금액에 이 비율을 곱하면 1년치 월세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3억 전세에서 보증금을 2억으로 낮추고 1억을 월세로 돌린다면, 전환율 5%일 때 연 500만 원, 즉 월 약 42만 원이 됩니다.
그래서 이 도구는 슬라이더가 아니라 제시받은 조건에서 출발합니다. 실제 궁금증은 "이 조건이 바가지인가"이고, 슬라이더는 "그럼 얼마가 적정한가"를 탐색하는 두 번째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보증금과 월세를 넣으면 전환율이 역산되고, 그 값이 세입자와 집주인 중 누구에게 기울어 있는지 줄다리기로 보여줍니다.
전환율에는 법정 상한이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7의2와 시행령 §9에 따라, 상한은 연 10%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 2%p 중 낮은 값입니다. 기준금리가 2.5%라면 상한은 4.5%가 됩니다.
다만 결정적인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이 상한은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적용되고, 완전히 새로 맺는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사를 들어가며 처음부터 반전세로 계약하는 경우에는 이 상한을 근거로 다투기 어렵습니다. 지금 살던 집에서 재계약하며 월세로 바꾸는 경우에만 방패가 됩니다.
세입자와 집주인은 각자 다른 기준으로 이 거래를 봅니다.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아 그 돈으로 전세대출 이자를 줄이거나 예금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월세가 그 이자보다 싸면 이득입니다.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주는 대신 월세를 받으니, 월세가 그 돈을 굴렸을 때보다 많으면 이득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의 기준 사이에 둘 다 이득인 구간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세입자의 전세대출 금리가 4%, 집주인의 자금 운용 수익률이 3%라면, 전환율이 3%에서 4% 사이일 때 양쪽 모두 지금보다 나아집니다. 이 구간이 협상의 실제 여지입니다. 매듭이 이 초록 띠 안에 들어오면 어느 쪽도 손해 보지 않는 거래이고, 밖으로 나가면 한쪽이 그만큼 손해를 봅니다.
이 계산은 주택 기준입니다. 상가 임대차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12가 따로 적용되어, 전환율 상한이 「연 12%」와 「기준금리의 4.5배」 중 낮은 값으로 주택보다 높게 설정돼 있습니다. 상가 조건을 이 도구로 판단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