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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중간정산, 허용되는 사유 9가지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퇴직할 때 한 번에 받습니다. 그런데 목돈이 급히 필요할 때 재직 중에도 미리 받을 수 있는 예외가 있습니다. 법이 정한 사유는 딱 9가지뿐이고, "회사 사정" 같은 사유는 여기 없습니다.

왜 원칙적으로 막혀 있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제2항은 사용자가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 지급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만 근로자의 요구에 따라 예외적으로 허용합니다. 퇴직금이 재직 중 쌓이는 후불 임금 성격을 가지므로, 아무 때나 정산해버리면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제도 취지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가 인정되는지는 같은 법 시행령 제3조가 9가지로 못박아 두고 있습니다.

9가지 사유 타임라인 — 발생 시점별로 정리

#사유핵심 요건
1무주택자의 주택 구입본인 명의로 주택 구입, 무주택 요건
2무주택자의 전세금·임차보증금 부담주거 목적, 한 사업장에서 1회 한정
3본인·배우자·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연간 임금총액의 1000분의 125 초과 부담분
4본인의 파산선고신청일 기준 역산 5년 이내 선고
5본인의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신청일 기준 역산 5년 이내 결정
6사용자의 정년 연장·보장형 임금피크제 시행단체협약·취업규칙으로 임금 감액 제도 도입
6-2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단축, 3개월 이상 근로 예정
6-3법정근로시간 단축(2018년 개정법 시행)에 따른 퇴직금 감소제도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이 원인
7재난 피해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사유·요건 해당

표에서 6·6-2·6-3이 별도 항목으로 나뉘는 이유는 시행령 조문 자체가 "6" 다음에 "6의2", "6의3"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개정돼 왔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으로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세 가지 상황을 각각 다르게 규정한 것으로, 합쳐서 하나로 세면 7가지, 나눠서 세면 9가지가 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사유는 1·2·3번

주택구입(1번)전세금·보증금 부담(2번)이 신청 건수의 다수를 차지합니다. 다만 2번 사유는 "하나의 사업에 근로하는 동안 1회로 한정"된다는 제한이 있어, 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 전세금 목적으로 두 번째 중간정산을 신청할 수는 없습니다. 이사를 여러 번 다녀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료비 사유(3번)는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진단이 전제되고, 부담액이 연간 임금총액의 1000분의 125(약 1.25%)를 넘는 부분만 인정된다는 점이 자주 간과됩니다. 소액 통원치료비는 이 사유로 신청할 수 없습니다.

신청 전 확인 순서

  1. 본인 상황이 위 9가지 사유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먼저 특정합니다.
  2. 사유별 요건(무주택 여부, 1회 제한, 금액 기준, 기간 기준)을 서류로 증빙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3. 사용자에게 서면으로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지급 후에는 사용자가 관련 증명서류를 근로자 퇴직 후 5년까지 보존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확인합니다.
  4.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처럼 기준 금액이 있는 사유는 실제 부담액이 기준선을 넘는지 미리 계산해 봅니다.

중간정산 이후, 퇴직금은 어떻게 다시 쌓이나

중간정산을 받으면 그 시점까지의 근속기간이 정산되고, 퇴직금 계산의 기준이 되는 근속기간은 정산일부터 새로 시작합니다. 예컨대 입사 5년 차에 주택구입 사유로 중간정산을 받았다면, 이후 실제 퇴직 시 받는 퇴직금은 중간정산일부터 퇴직일까지의 근속기간만으로 다시 계산됩니다. 전체 근속연수를 합산해 한 번에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놓치면, 최종 퇴직금 규모를 잘못 예상하게 됩니다.

또한 중간정산 이후 회사가 퇴직연금제도(DC형 등)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어, 정산 시점의 제도가 무엇인지에 따라 이후 적립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간정산을 신청하기 전에 남은 근속기간 동안 퇴직금이 어떤 방식으로 다시 쌓이는지 인사팀에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용자가 거부할 수 있는가

9가지 사유 중 하나에 명확히 해당하고 근로자가 요구했다면,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중간정산에 응해야 합니다. 다만 서류로 사유를 증빙하지 못하거나 요건(1회 제한, 금액 기준 등)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사용자는 요건 미비를 이유로 거부할 수 있습니다. 사유 자체가 9가지 목록에 없는 경우(예: 자녀 학자금, 생활비 곤란 등 목록에 없는 사유)는 합의가 있어도 위법한 중간정산이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구체 사례로 보는 3번 사유 계산

연간 임금총액 4,800만원인 근로자가 배우자의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로 700만원을 부담했다고 가정합니다. 기준선은 연간 임금총액의 1000분의 125이므로, 4,800만원 × 0.125% = 60만원입니다. 실제 부담액 700만원에서 이 기준선 60만원을 넘는 부분, 즉 640만원에 대해서만 중간정산 사유로 인정됩니다. 부담액 전액이 아니라 기준선을 넘는 초과분만 사유가 된다는 점을 놓치면 신청 요건을 잘못 계산하게 됩니다.

기준선 = 연간 임금총액 × (125/1000)

예) 연간 임금총액 4,800만원, 배우자 의료비 부담 700만원
    기준선 = 48,000,000 × 0.125 = 6,000,000원
    부담액(7,000,000) > 기준선(6,000,000) → 요건 충족, 초과분 1,000,000원 한도로 중간정산 가능

퇴직연금 DC형 "중도인출"과 헷갈리지 말 것

여기서 다룬 9가지는 퇴직금(또는 확정급여형 DB) 중간정산 사유이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가 근거입니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가 적립금을 미리 찾는 것은 "중간정산"이 아니라 "중도인출"이라 부르고, 근거 조문도 같은 시행령 제14조로 다릅니다. 두 제도는 사유가 상당 부분 겹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DC형 중도인출에는 퇴직연금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이라는 사유가 별도로 있는데, 이는 퇴직금 중간정산 9가지 목록에는 없습니다. 둘째, 반대로 임금피크제(정년연장형) 시행소정근로시간 단축(위 표의 6·6-2·6-3)은 퇴직금 중간정산에는 있지만 DC형 중도인출 사유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근속연수와 별개로 매년 적립되는 DC형 구조에서는 임금피크제로 인한 퇴직금 감소분을 미리 보전해 줄 필요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DB형인지 DC형인지부터 확인하지 않고 "9가지 사유표"만 보고 신청하면, 정작 자신의 제도에는 없는 사유로 잘못 신청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9가지 사유의 법정 요건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원문으로 확인했습니다. 다만 다음은 개별 사안·회사별로 달라 이 글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 재난 피해(7번 사유)의 구체적 인정 기준 — 고용노동부장관이 그때그때 고시하는 사유·요건에 따르므로, 특정 재난이 해당하는지는 해당 시점 고시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 임금피크제(6번 사유) 도입 여부 — 회사별 단체협약·취업규칙에 실제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있는지는 사업장마다 다릅니다.
  • 중간정산 이후 퇴직연금제도 전환 시 세부 처리 — DB형·DC형 전환 조건은 사업장 규정에 따라 달라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조문 기준 정리이며 개별 승인은 사용자·근로복지공단 확인이 필요합니다.

작성·검증 DailyForm 편집부 · 법령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 원문과 대조합니다.

근거 법령

법제처 국가법령정보 API로 조문 원문을 대조했습니다.